블러그 주인방/박풍규 기타 글

우리 자신부터 사랑합시다

박풍규 2006. 9. 10. 07:29
 

“우리 자신부터 사랑합시다!”






 우리아파트 근처에서 치킨집을 하는 장애인 아저씨가 있다.

전기회사에 기능직으로 근무 중 감전을 당하여 장애를 입은 비교적 젊은 분이었는데, 8살, 6살짜리 아들과 딸, 그리고 당뇨병에 시달리는 노모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가는 성실한 분이었다. 두 손이 모두 잘려 뭉툭한 한쪽팔과 보통사람들보다 짧은 손가락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5식구의 가장이였다.

 사고 후 보상금으로 아파트 근처에서 치킨집을 하며 아내는 닭을 튀기며 아저씨는 배달을 하며 병들어 누워있는 노모의 간호 및 어린 두 아이의 뒷바라지 등, 집안일을 꿋꿋이 해나가는 성실한 아버지였다.

 퇴근 후 맥주한잔 생각이 나면 나는 종종 그곳에 들려 아저씨,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곤 하는,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좋은 친구 같은 그런 집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저씨가 보이질 않고, 대신에 젊은 청년이 보이길래 부인한테 남편의 근황을 물어보니, 남편은 이제 치킨집에는 영원히 얼굴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어느 날부터인지 점점 배달이 줄어들고 단골집에서 조차 배달을 꺼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두 손이 모두 잘려 뭉툭한 팔을 본 순간, 배달을 끊고, 먼 딴 가게로 배달을 시킨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사실이었다. 어쩐지 윗집, 아랫집이 어느 때부터인가 딴 곳에서 배달을 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편견이 너무나 크고 두꺼운 벽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아울러 작금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증진과 이들이 사회에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주변사람들의 의식개혁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장애인 편견의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 및 부양문제, 의료혜택 더 나아서 노인들의 성문제, 재혼상담 까지도 도와줄 수 있는 노인관련지원기관들의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여야 하며, 이혼율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해체되는 가정을 지키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의 결연사업 등이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전국의 17만 결식아동 및 60만 결식자의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개발을 급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10년 전 영국에 갔을 때 그곳에서는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알아보다 푸드뱅크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배고픈 이웃이 사라지고 국가적인 손실도 막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식으로 남는 음식물을 배고픈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사업이 있었으면 했는데, 다행히 1997년부터 “성공회 푸드뱅크”에서 전국의 결식자와 결식아동을 위한 푸드뱅크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배고픔과 사랑의 목마름을 채우는데 온힘을 쏟고 있는 성공회의 여러분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고맙게 생각하면서, 나도 적으나마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가난한 이들이 스물네 시간 아무 때나 와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싶다는 성공회 푸드뱅크 사람들의 소망이 조만간 이루어질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다행히 충북에서는 충청북도사회복지협의회의 충북광역푸드뱅크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제일제당을 비롯한 각종단체 및 기업체, 파리바게뜨, 한국까르푸 등의 유통업 및 제과점, 매일우유, 충북대병원식당과 같은 공공기관의 협조 하에 원활하게 이루어짐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각박한 세상일수록 앞뒤 가릴 것 없이, 아무런 계산 없이 나의 것을 나누어 주는 것, 아니 어쩌면 그들의 몫을 돌려주는 것, 우리 머리 속 계산을 넘어선 행동실천이야말로 쉽고도 어려운 사랑의 가장 가까운 실천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장애인을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바라보지 말고, 장애인의 입장에서, 내 가족처럼, 내 자신처럼 바라보는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가지게 된다면, 더불어 사는 우리사회는 더욱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 근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가족 내에서의 사랑이 우선일 것입니다. 자기 가정조차 사랑하지 못하고,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내 아이, 나를 닮으며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랑을 배우고, 가까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아빠의 마음 씀씀이가 자라나는 자녀의 행동거지의 본보기가 될 것이며, 엄마의 소중한 자원봉사 1시간이 사회를 밝고 명랑하게 이끄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행복이 가득한 가정이 넘쳐날수록, 활력이 넘치는 밝은 사회, 행복이 넘쳐나는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우리자신부터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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