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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취득 감사문

박풍규 2006. 8. 6. 11:32
 

【감사의 글】


“아름다운 만남”


 무척이나 별빛이 선명하고 초롱초롱한 아름다운 겨울밤입니다. 수많은 별들이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주었기에 고독한 공부를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餘恨없는 36개월 이었습니다. 학부시절 4년간의 高試공부와 비교해도 결코 게으르거나 뒤지지 않는 과정이었다고 자부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무식(?)하게 공부만 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出發線에 서서 至高한 감사의 마음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고 진한 고마음을 전합니다.

  “매사에 열렬한 정열을 가진 사람은 자기에 관한 일에서 하나의 우연만을 보지 않으며, 만사에 그를 위해서 하늘이 작정한 것이요, 가장 사소한 일에서도 至高한 의지의 표적을 찾는다”라고 “예수의 생애”를 저술한 르낭은 갈파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博士학위과정이지만 일단 뜻을 세워 이를 이루기로 결심했으면 背水의 진을 치고 우주의 奧妙와 세상의 신비를, 그리고 나 자신의 의지의 표적을 이 과정에서 찾도록 하리라는 다짐으로 출발 하였던 것 같습니다.

  과정이 순탄한 듯하지만 마냥 그렇지 만은 않았습니다

  최종 논문 제출이 무슨 이유로 1년 뒤로 미루어졌을 때,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바위가 굴러 떨어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속상하고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원망하지 말자고 다짐 하면서 쳐다본 그해 가을의 코스모스의 모습은, 나의 마음을 알기나 하듯 스산했던 상념을 부채질 했고, 그때 걱정과 용기를 주시던 박대운 교수님과 이재은 학과장님의 정성은 나로 하여금, 다음의 희망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 山窮水盡 疑無路, 白雲深處 有人家(산도 다하고 물도 다한 곳에 길이 없는가 의심했더니 흰 구름 깊은 곳에 인가 두 세집) -


  이제 작은 열매 하나 맺고, 지난날 가졌던 슬픈 생각들과 아득했던 기대를 싸안으며 새로운 출발을 할려 합니다.

  공자는 五十을 知天命 이라 했는데 知天命을  두해 남기고 나의 숙제를 마무리 합니다.

  공자 말씀대로 40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를 두해 남긴 올해부터는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삶을 살려 합니다.

  학문의 길과 생활인으로서의 자세를 늘 일깨워 주셨으며, 특히 논문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모든 내용에 깊이 새겨진 남기민 교수님의 가르침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논문의 가설 설정 및 분석틀 등, 기본이 되는 사항을 수업시간에 정확히 지도하여 주신 조사방법론의 권위자 이지훈 교수님,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의 가르침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흔히 영어를 잘하면 남보다 인생을 훨씬 적극적으로(aggressively), 감동적으로(enthusiastically), 풍요롭게(abundantly), 그리고 성공적으로(successfully) 살수 있다고 합니다.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일관 하시며 어학(특히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여주신 최영출 교수님 정말 존경 합니다. 최교수님과 박대운 교수님의 어학의 중요성 강조는 저로 하여금 학문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후학들이 공부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 것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서양학문의 단점을 보완하여 거대한 동양학문과의 접맥을 통하여 새로운 학문분야를 개척하시고 계시는 권일찬 교수님 고맙습니다. 각종 세미나 등에 항상 바쁘신 강형기 교수님,  정말 학자다운 행동을 하시는 이재은 교수님 감사합니다.

  심사하시면서 많은 것을 알려주신 황청일, 윤견수 교수님 고맙습니다.

Abstract까지 교정하여 주시고 나의 영어회화 공부에 도움을 주는 Shelly 교수님 항상 열정적인 강의와 주제토론 기억에 남습니다.

  설문조사지의 Pretest 및 語句修正을 도와주신 서부종합복지관의 정은경 관장님을 비롯한 직원선생님 고맙습니다.

  통계분석을 도와주신 대구의 채현탁 교수님 좋은 인연 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

  나로 하여금 조금 늦었다고 생각할 때 먼저 학문의 길로 접어들어서 나의 학문을 하게된 직접동기의 원인제공자이며, TV토론 사회자, 각종기관의 법률고문, 사회복지신문 편집인, 겸임교수 등을 하면서 법학박사까지, 정말 초인적인 삶을 살고 있는 유재풍변호사는 친구이전에 학문의 선배님 입니다.

  내가 힘들어 할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한 산우회의 평생 동지이며 선봉장인 장원형, KBS의 경수, 니코스카잔차키스를 닮은 희각,  항상 등산길에 맛난 음식을 준비해 주는 춘수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찌 내가 있었겠소!  산우회원들과 거의 20년 가까이 다니던 山寺의 맑은 공기, 수정같이 맑고 얼음같이 차가운 약수물, 새벽이슬로 싱싱하게 된 草木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숲의 향기를 맡으면서, 저녁 식사 후 땅거미가 질 무렵 寺門 옆 큰 밤나무 밑 의자에 앉아 저녁 禮佛로 산사 이곳저곳에 배인 祭香 피우는 냄새는 가슴 저 깊은 곳까지 맑게 하였으며, 밤새 이야기 했던 추억들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財産은 언젠가는 없어지기 마련이지만 한번 머리에 들어간 것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學者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으셨던 아버님! 자식의 박사학위 받음을 못 보시고 永眠하심을 슬퍼합니다. 아버님의 뒤를 제가 이어 가겠습니다. 항상 仁慈하신 어머님, 묵묵히 뒤를 지켜보신 누님 형님들 진짜 사랑 합니다. 나이 많은 사위에게 막내딸을 주시고 속상해 하셨던 장인 장모님, 당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배움의 기회와 꿈을 주신 나의 사랑하는 직장 淸州大學校의 김윤배 총장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 우암산의 모든 것들, 영원히 가슴에 새겨져 있습니다.

  英特하고 健康하게 자라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랑하는 아들 종은, 딸 종하, 어려울 때 너희들 생각하면 삶이 경쾌하고 싱그럽게 느껴진단다.

  그리고 천부적으로 正眼秀想(바르게 보고 빼어나게 생각하는 것)을 간직하여 항상 바쁘지만 항상 여유 있는 자세와 마음을 갖게 한 사랑하는 아내 송옥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내가 학위취득 하자말자 당신이 博士과정에 입학하였으니 명실공히 外助의 진수를 내가 보여줄 차례인 것 같소. 나는 비록 최우수논문이 못 되었지만 당신이 내 몫까지 공부하여 최우수 논문의 영광을 이루기 바랍니다.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우리가 7,80 살이 되었을 때, 지금을 되돌아보며, 그래도 그때가 "As far as I can remember, I had a wonderful time." 이라고 자부 할 수 있도록 우리 서로 노력 합시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 합시다. “I'll love you forever!”

  나는 박사학위과정을 통하여 훌륭한 교수님들을 만났고 인생을 배웠습니다.

  내 자신의 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한편, 좀더 성실한 태도로 공부해 보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두서없이 지난 몇 년 간을 돌이켜 보니 지나온 歲月이 더욱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제 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지나온 과정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운 만남”은 평생 간직하고 보답하면서 살겠습니다.

  앞으로 보이는 길은 아주 평탄하기만 한 길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지혜와 직업에 충실함으로써 가족을 아끼고 이웃을 사랑하는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非禮를 범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과 걱정이 앞섭니다.

  영국 시인 키츠의 말대로 ‘아름다운 것은 참된 것’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모든 것을 사랑하면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던 위대한 시인 윤동주처럼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끝으로 최근에 어느 신문에서 읽은 글을 인용하면서 “아름다운 만남”을 마치고자 합니다.

“애야,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울음을 터뜨렸지만 사람들은 기뻐했다.

네가 죽을 때에는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리지만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

     -로빈 샤르마의 ‘내가 죽을 때 누가 울어줄까’ 중에서-


  다른 사람의 진정한 슬픔 속에 죽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애도할지라도 자신은 진정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하직하는 것은 더 쉽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늘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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