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 주인방/박풍규 기타 글

환경을 생각하면서...

박풍규 2006. 8. 6. 11:27
 

환경을 생각하면서...


청주 한복판에 ‘山사람’이 살고 있다. 얼핏 들으면 이상할지 모르나, 근 35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山에 오르는 박원형(70세, 식당 운영)할아버지를 일컸는 말이다.

 1965년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산에 오른 후 직장에 출근을 했다. 산행시 땀을 흘린 후 먹는 약수 한 사발은 직장 및 가정생활에 큰 활력이 되어 힘차게 하루를 여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그때만 해도 산에는 휴지나 쓰레기가 거의 없구, 가끔 눈에 뜨이는 2홉들이 소주병은 물자가 귀하던 터라 요긴하게 쓰이곤 했다.

 오히려 병이나 폐품이 있어서 줍는 날은 소주 한잔을 할 수 있는 용돈이 벌리는 좋은날이 되었던 가난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경제가 좋아진 80년대 들어, 산 여기저기에 쓰레기가 눈에 띄게 늘고, 무심천의 물이 탁하게 보이자, 박원형 할아버지는 맑고 푸른 산하가 없어질 것을 두려워, 그때부터 우암산, 계룡산, 속리산 등을 오르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날마다 2시간쯤 산행하면서 그가 모은 쓰레기는 50kg짜리 자루 한 두개분량. 시간이 갈수록 쓰레기의 량은 줄지 않고 점점 늘어만 갔다.

 주말이 되면 그의 본격적인 산행은 절정에 이른다. 그는 사촌이내의 친족이 아니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눈이오나 비가오나 거르지 않고 산을 찾았다. 설악산을 무려 50회, 속리산을 200회 이상 등반했고, 팔공산, 한라산, 월악산 등 전국의 산이란 산에는 모두 그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발걸음을 옮겼고 그때마다 쓰레기를 한가득 주워 내려와서 현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했다.

 그의 이런 행동이 알려져서 환경부문의 시민봉사상등을 수여받기도 했으나, 그는  “단지 산이 좋고 맑은 물을 마시고 싶은 욕심에서 출발한 거예요. 산은 우리에게 맑은 물과 공기를 줍니다. 우리의 산하는 우리의 것이 아닌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고, 또한 미래의 후세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 생각합니다. 후세들이 써야 할 것을 잠시 우리가 빌려쓴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30년이상 고집스럽게 산을 찾는 이유가 깨끗한 물을 마시고픈 욕심이라고 답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박원형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도 그런 욕심이라면 더 크게 부려봄이 어떨지...

                          2002. 4. 15

                                        우암산 기슬에서

'블러그 주인방 > 박풍규 기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Knife-cut noodles house  (0) 2006.08.07
박사학위 취득 감사문  (0) 2006.08.06
Fall  (0) 2006.08.06
나자신의 의식변화와 개혁  (0) 2006.08.06
유럽다국적 배낭여행기  (0) 200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