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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다국적 배낭여행기

박풍규 2006. 8.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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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가출이 아닙니다. 가출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 것이지만 여행은 반드시 돌아와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것입니다." 어느 여행수필집에서 잃은 귀절이다.

  자유배낭여행의 단점인 숙박지 선정의 고민, 시간낭비,이동의 불편함, 물건도난 문제 등에 식상한 나는 세계 속의 나를 발견하는 제3세대 배낭여행인 다국적 배낭여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 유럽 다국적 배낭여행을 선택하고 홀로 약속장소인 런던의 '얼스코트'에 도착하여 호주, 뉴질랜드, 아프리카,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온 젊은 남녀와 미팅했을 때 그동안 학원에서 배운 영어회화 실력으로 과연 나이,인종,생각이 틀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프리 배낭여행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으며, 특히 처음보는 동양인에게 28세정도로 보인다면서 깊은 애정을 보인 뉴질랜드에서온 현직 비서 '캐롤'의 짙은 포옹인사는 미지에 대한 도전에의 신선한 호기심을 일게 했으며 향후 함께한 투어에 큰 즐거움의 원동력이 되었다.

  금번 여행은 25명정도의 각국 젊은이들이 오전에는 코치에 승차하여 유명지를 관광하고 오후에는 각자 자유투어를 하며 오지탐험 등을 할 수 있었으며 저녁에 다시 모여 야간 유람선을 타거나 이브닝 관광, 댄스파티, 토픽을 설정하여 토론하기, 음식만들기 등을 하는 지루하지 않고 꽤 흥미있는 일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첫날 원트레블카드를 끊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런던의 튜브(지하철) 및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런던관광을 할 때는 대륙의 넉넉한 삶이 눈물겹도록 부러운 7월의 어느 오후였다.

  빅벤과 웨스트민스터사원의 그 빛나는 모습과 버킹검궁의 화려한 근위병 교대식,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 및 인파, 내셔널갤러리의 잔디밭에서의 젊은 남녀의 딮키스 및 애무를 보면서 그렇게 처절하리 만큼 아름다운(?) 키스는 처음 보았으며 영화 '애수'의 워털루부리지, 세계제일의 대영 박물관을 보면서 펑크패션의 발상지이자 브리티시 록의 본 고장인 런던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지 혼돈에 빠지곤 하였다.

  도버해협을 넘어 프랑스 카라이스 항구까지 가는 페리호선상에서 자기 보이프렌드 자랑을 늘어놓던 '미첼', 일본에서온 피부가 검은 '노리꼬'와의 많은 이야기는 결국은 젊은이의 일괄된 주제는 '사랑'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치이즈, 풍차의나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운하크루즈, 하이네켄 맥주 공장 방문, 유태인 학살의 증언자인 안네 프랑크 집의 방문으로 낮의 밝은 이미지를 생각했던 나로서는 또다른 밤의 암스테르담 모습에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

  중앙역 근처의 즐비한 홍등가 및 에로틱 쇼를 일행과 함께 보면서 항구도시의 특유의 우울함(처절함)이 낯선 이방인에게 진한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하였다. 같은 텐트에서 동고동락하는 호주의 젊은친구 '스카트'는 식사도중에 코를 푸는 것은 아무렇치도 않게 생각하면서 트림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컴플레인을 하는 것을 보고 아주 불쾌했는데 나중에야 그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디퍼런스 컬쳐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독일 통일의 날에 많은 사람들이 노래부르고 포옹하고 축배를 올렸던 브란덴부르크문 바로옆에는 베를린 장벽을 넘다 희생된 슬픈 추억의 하얀 십자가가 있었으며 비슷한 처지의 우리로서는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하이네의 시에 나오는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은 항상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있었으며 어느 선술집에서 만난 호주의 '나첼'이라는 아가씨는 50일간 배낭여행중이며 음악만 나오면 한시도 쉬지 않고 흔들어되는 갈색머리의 푸른눈을 소유한 건강한 미인이었으며 여정에 찌든 나를 즐겁게 하곤 하였다.

  라일락꽃이 만발한 짧은 여름밤(백야현상 때문)에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는 덴마아크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거의 용감했던 바이킹 후예들이 자랑하던 안데르센동상은 시청광장 옆에 찾는이 없이 넝그란히 있었으며 오늘날 성냥파는 소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어공주상의 많은 사람, 밤에 각종 콘서트가 열리는 리몰리 유원지를 뒤로 하고 캠프장에 와서 저녁을 먹고 내가 준 주제 '어보션(낙태)'에 대하여 열심히 토론을 하는 젊은 친구들의 진지한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며 한국사람들 보다 혼전섹스, 피임, 낙태 등에 굉장히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의 베니스라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1628년에 침몰된 중세의 배 바사호의 화려함에 감탄을 연발했으며 시청사 2층의 황금의 문에서 매년 노벨상 수상자 만찬회가 열린다는데 우리나라도 만찬에 참석하는 영광을 얻게되는 훌륭한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스웨덴은 프리섹스와 철저한 사회보장제도로 유명하지만 청소년들의 마약과 무기력, 나태로 인하여 세계 최고의 사회보장국의 이미지가 다소 퇴색한 기분이었다. 세계적인 여배우 잉글리드 버그만이 이곳 태생이란다.

 스톡홀름에서 호화 유람선 바이킹호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로 향하는 선상에서 만난 핀란드 여고생, 그리고 작곡을 한다는 청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흑인 여대생 '워리나'와 같은 케빈에서의 대화 및 선상 파티, 댄싱은 잊지 못할 멋진 추억 및 그리움으로 영원히 각색될것같다.

  차후 한국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실현될지는 모르겠다. 산림, 호수, 백야로 대표되는 핀란드는 포크댄스와 폴카의 원조이며 호수속에 도시가 있는건지 아니면 도시속에 호수가 있는 건지 착각할 정도로 호수와 공원이 많은 서정이 넘치는 나라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서로의 주소,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섭섭하다는 '아이고나미슈'를 연발할때는 피부색이나 국적, 나이는 달라도 우리는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으며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수 있었으며 부족한 영어실력을 향상 시킬수가 있었다고 자부할수 있었다.

  하얀햇살이 가슴에 녹아드는 계절 여름이 다시 오면 아프리카를 다국적 배낭으로 가고싶으며, 나자신이 자유, 바람, 강물이 되어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을 계속할 것이며 나만의 여행 노하우를 정리하여 주위의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는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으면 한다.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홀로 떠남을 준비하며 살아가듯이 이런 원초적인 떠남의 태동을 매순간 느낄 때, 젊은이여 과감히 마음을 열고 세계여행을 떠납시다.

  그리고 돌아와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여 우리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시다.

  이 모든 것에 선행하여야 할 것은 평상시 영어회화 공부를 열심히 하여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맙시다.

 *이글은 1995년 여름에 필자가 30일동안 다국적배낭여행(유럽)을 다녀와서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다국적 배낭여행에 관심있는분이나 정보에 관에 문의사항이 있으면 아는 범위에서 성심껏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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