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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호반의 도시에서 싹 틔우는 몽환적 사랑

박풍규 2010. 8. 31. 17:48

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북한강과 소양강의 물줄기가 만들어낸 춘천호·의암호·소양호가 도시를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얻은 애칭이다. 그리하여 도시를 뒤덮은 몽환적인 물안개는 1970~80년대 이곳을 찾아왔던 청춘들에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21세기인 요즘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도시를 찾아와 물안개를 헤집고 다니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춘천은 두개의 커다란 강줄기를 끼고 있다. 하나는 북녘 땅 금강산에서 발원해 휴전선을 넘어온 북한강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북한강의 가장 큰 지류로서 북녘 땅 무산 부근에서 발원한 소양강이 그것이다. 여기에 1965년 춘천댐, 1967년 의암댐이 북한강 본류에 세워지고, 1973년엔 소양강 물줄기에 소양댐이 들어섬으로써 춘천은 '호반의 도시'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소양강 하류에 세워진 '소양강 처녀' 동상

수도권에선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어 달린 뒤 춘천 나들목으로 나서면 갈림길. 하나는 곧바로 시내를 통과해 화천으로 가는 5번 국도요, 다른 하나는 소양댐·양구 방면으로 가는 46번 국도다. 5번 국도를 타면 10분만에 춘천 시내 중심부로 깊숙이 들어서게 된다.

춘천 시내에서 소양대교 쪽으로 가다 보면 한때 대한민국 남성들의 우상이었던 '소양강 처녀'를 만날 수 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그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자세로 서있다.

이 소양강 처녀상은 18세 소녀의 청순함과 애틋한 기다림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혹시 160cm 정도의 '아담한' 시골처녀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2005년 청동으로 제작한 이 동상은 높이가 무려 7m, 무게는 14t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덩치다. 하지만 소양강이 북한강에 몸을 섞는 널따란 강변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국민 여동생이던 소양강 처녀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동상 건립은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소양강 처녀가 이곳으로 올 당시 치마도 조금 짧고 너무 현대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나 그래도 이젠 춘천의 또 다른 상징으로 자리 잡은 덕에 제법 방문객이 많다.

'소양강 처녀'는 정면보다 약간 옆모습이 예쁘다. 특히 저녁노을이 질 무렵에 더욱 아름답다. 그리고 소양강 처녀를 만나 그 너머의 호수를 조망할 때엔 노래 한곡 듣는 일을 잊지 말자. '소양강 처녀' 동상 앞 노래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원두커피 향기 그윽한 공지천

이젠 '소양강 처녀' 노래를 흥얼거리며 춘천 시내를 돌아보자. 춘천 시내는 자체가 관광지다. 공지천은 춘천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뿐만 아니라 1960~70년대 대한민국 청춘들이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았던 춘천에서도 공지천은 많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조각공원·물시계관 구경도 좋고, 수변 산책로를 걷는 일도 빠뜨릴 수 없다. 연인이라면 오리보트도 타보고 싶겠지만, 원두커피 한잔 마시는 일도 놓칠 수 없다.

이젠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선 이들에게 기억의 편린을 끄집어내게끔 만드는 곳은 바로 공지천 에티오피아 참전비 건너편에 터를 잡은 '이디오피아의 집'이다. 1968년 개업한 이 집은 원두커피로 유명한 다방으로서 춘천의 청춘남녀는 물론 몽환적인 안개에 매혹돼 춘천을 찾았던 다른 도시의 청춘들도 여기서 추억을 쌓았다. 지금은 커피숍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으나 여전히 그윽한 원두커피의 향내를 맡을 수 있다.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에 군인을 파견한 인연으로, 2007년 그 맞은편에 들어선 '에티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에도 원두커피 향기가 가득 넘친다. 이곳에선 원두커피도 구입할 수 있다. 2층의 자판기 커피맛도 괜찮다. 당연히 원두커피다.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기원지. 커피라는 이름은 이 나라의 도시 카파(Kaffa)에서 유래했다. 이곳에서 커피는 오랫동안 야생상태로 자라다가 9세기에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경작됐다고 한다. 커피 애호가들은 특별한 매력이 넘쳐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높게 평가한다.

춘천 시내의 또 다른 명소는 명동이다. 명동은 차 없는 거리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데, 드라마 < 겨울연가 > 촬영지라 해서 일본이나 대만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다. 뒷골목엔 유명한 춘천 닭갈비 골목이 펼쳐져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잡아 들어가면 된다. 예전 이곳은 가난한 대학생들의 허기를 채워 주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더 많다.

퇴계동에 있는 강원 드라마갤러리는 한류 드라마를 홍보하고 이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06년 설립한 전시관이다. 한류 붐을 일으킨 < 겨울연가 > 를 비롯해 < 웰컴 투 동막골 > , < 가을동화 > , < 여름향기 > , < 엽기적인 그녀 > 등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에 대한 안내도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드라마의 촬영 세트 재현, 드라마의 장면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촬영장소 등이 눈길을 끈다. 포스터 갤러리에선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의 포스터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개관 시간은 09:00~18:00. 연중무휴, 관람료는 무료. 033-242-0089

여행정보

●교통

서울→서울춘천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춘천 나들목→춘천 / 서울→46번 국도→청평→가평→춘천 < 수도권 기준 1시간 30분~2시간 소요 >

●숙박

봉의동에 춘천세종호텔(033-252-1191), 근화동에 테마모텔(033-254-0355)과 리츠모텔(033-241-0797)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삼천동에 베어스타운관광호텔(033-256-2525), 라데나리조트(033-240-8000)를 비롯해 테라모텔(033-252-5534), 발리모텔(033-257-0711), 플라워파크(033-257-3989) 등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별미

춘천은 닭갈비의 고장이다. 춘천 중앙로 2가에 있는 원조 숯불닭고기집(033-257-5326)은 40년이 넘도록 숯불에 닭고기를 구워먹는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 온의동의 명동 우미닭갈비(033-257-1919)는 양념한 닭갈비에 고구마·야채 등을 잘게 썰어 넣어서 넓은 철판에 볶는 요리 법의 원조다. 1인분 9000원.

이외에도 명동 닭갈비 골목엔 복천 닭갈비(033-254-0891), 솔터 닭갈비(033-241-7734), 명동 산골닭갈비(033-254-7042) 등 유명한 닭갈비 전문 식당이 많다. 1인분 8000~9000원.

●참조

춘천시청 대표전화 033-25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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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향마을 쉼터
글쓴이 : 삼악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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