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 주인방/박풍규 기타 글

노인의 날 - 노인의 성(性)을 생각하여 본다 -

박풍규 2009. 10. 11. 17:13

노인의 날에

- 노인의 성(性)을 생각하여 본다 -

 

10월2일은 노인의 날이다. 노인들에게 있어 노인의 날은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어야 하고 황혼기의 아름다움을 체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회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비춰볼 때 노인들에게 있어 노후가 안정되고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노인들은 드문 것 같다. 그만큼 노인 복지정책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평균 수명이 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노인의 性문제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여건은 아직도 노인의 성에 대하여 폐쇄적이고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나이든 노인들이 성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무척 곤혹스러워 하고 말조차 하기를 꺼려한다. 특히, 성적 관심의 표출이 강한 노인들은 부도덕하고 엉큼한 늙은이라고 도외시되기 일쑤이다. 몇 년 전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있었다. 노인들의 性과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노인은 성에 무관심하고 성관계가 가능하지 않다는 일반인의 통념을 깨뜨리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노골적인 성행위 노출, 몇 번의 등급보류로 화제가 되다 결국에는 18세 이상 관람가로 결정되어 노인의 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요즈음 나이 65세야 노인취급도 하지 않고, 또 스스로도 늙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노인의 성은 거의 무시되어온 것이 일반적이다. 건강관리가 잘되고 수명이 연장되면서 최근에는 노인들의 性과 관련되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인의 性은 수면밑에 잠수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의 性은 은밀한 곳에서부터 노골적으로 표면화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남녀의 性적 기능에는 ‘정년’이 따로 없다”며 “노년기의 성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삶을 보다 풍요롭고 윤택하게 가꿔주는 윤활유”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편견과 분위기로 인해 노인의 성이 무시되어지고 있고, 이로 인한 노인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은 증가되어 노년의 만족스런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무조건 자제하기보다는 노인들의 성적 욕구에 대해 해소방안을 알아보고 노인들이 건전하게 성적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인들에게도 젊은이들과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가 있고 또 그것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일반인들의 노인에 대한 인식과는 달리 노인 자신들은 성적 능력이 상당히 구비되어 있음을 과시하는 조사결과들이 적지 않다. 노화현상으로 성적 활동이 감소하는 것은 생리적 현상이지만 특별한 질환이 없는 한 성생활을 포기해야 할 연령의 한계는 없다고 한다.

현대 사회는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건강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노인인구의 성생활에 대한 주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TV나 신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더 이상 노인의 성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될 상황에 이르렀다.

과학적으로 노인들도 젊은이들과 같은 성적행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학의 스테이시 린다우 박사 연구팀은 57~85세의 미국 노년층 300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결과 많은 노인이 정기적으로 성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건강상태가 좋은 노인은 건강이 보통이거나 좋지 않은 노인에 비해 성적으로 2배 가까이 활동적이라고 밝혔다.

노인의 성적 욕구는 단순히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비뚤어져 범죄로 이어졌을 때 사회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한국 노인의 전화’ 강병만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는 노인의 성에 대해 너무 경직한 사고를 갖고 있다”며 “전철 안에서 젊은이들이 손을 잡고 있으면 별로 신경쓰지 않다가도 노인들이 손을 잡고 있으면 ‘주책없다’,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매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도 반려자에 애정 표현을 안으로만 숨기려하지 말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사회가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인들이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 스스로 신체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부부간에 직접적인 성생활이 어렵다 하더라도 접촉이나, 애무, 키스등 이른바 “대안 성행위” 로도 충분히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랑”이다. 서로가 애정을 갖고 서로를 존중할 때 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된다고 본다. 최근의 노인들의 성적욕구가 사회적으로 관심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들이 보다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고, 보다 질 높은 삶을 영위하고푼 욕구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식생활과 같이 성생활은 우리 인간이 살아나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며, 나이, 연령, 성별에 관계없는 생활의 일부이다

오늘은 '노인의 날'이다. 그리고 10월은 노인의 달이다.

이곳저곳에서 노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다는 걱정 어린 경고 속에서 장사꾼들만 판을 치고 정작 노인들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분위기와 제도는 멀어 보인다.

  오늘, 지금, 곁에 계신 부모님, 조부모님이신 어르신들의 노인의 성을 생각하며 나의 노년의 인생을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