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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 돌살-신이 내린 황금 그물 ★ **

박풍규 2006. 10. 1. 21:55



주강헌 지음  들녘. 712쪽/3만 5000원


지나가는 말처럼 툭 하고 던진 말이 못내 인상적이다. 서문에 비치는 저자의 벌언이다. 지금은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위기일 뿐"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이 이 책은 "돌살 어법에 관한 한 전 세계 차원에서 개괄적이나마 최초의 집대성"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자신 없이는 던 질수 었는 말인데 [돌살]은 완성도와 들인 품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저술이다.

우선 돌살이라는 소재가 낯설면서도 알고보니 친숙하다. 얕은 바닷가에 말굽형으로 만들어 놓은 50m 내외의 얕은 돌담, 그,게 돌살이다. 썰물 때 물고기들이 고스란히 갇히기 마련이고 어민들은 퍼담기만 하면 되는 원시적인 고기잡이다. 퍼득 의문이 든다. 그런 돌살이 인문학의 서재가 될까? 된다. 그것도 훌륭하게... 환경친화의 고기잡이법에 대한 생활 문화사. 민중생활사로 적절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 책이다.

고기잡이 하면 생각나는 것이 그물이지만 그물은  실은 '막내 어업기술'일 뿐이다.(180쪽) 유럽에서도 20세기 들어서야 기계로 짠 그물을 사용했으며 , 한반도에서 그물의 등장은 일제시대 이후다. 전근대에서 보편적인 고기잡이 법은  어살(돌 대신 너무말뚝을 박아 만든, 돌살의 사촌)이나 돌살이었다.

그리스 신화 속의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그물 대신 작살을 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란다,
따라서 돌살은  신석기시대에 출현해 볼과 몇 십년 전까지 유지돼온 초장수 어로기술이다. 전 근대의 하와이,태평양에서 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북아메리카의 넷살릭 에스키모 역시 여름철에는 돌살로 고기를 잡아들였다.

그 점에서 돌살이야 말로 전 자구적 분포를 보이는 '인류의 황금 그물"이다. ''인간의 기술과 물고기들이 공존하던, 잃어버린 황금 그믐의 시대와 그 의미망을 찾아나선 "(59쏙)이 책이 귀한 것은 그 때문이다.

자연친화의 돌살은 아직도 '현역' 태안반도 몽산리 등 네 곳과 제주도 일부에서 그 방식으로 고기를 잡고 있다.  무창포 돌살은 충남지방 문화재로 지정됐으나 국가 문화재 지정은 아직 없다,

민중생활사로 쓰여진 책이니만치 책에는 돌살을 끼고 살았던  옛사람들의  한숨소리도 묻어난다. 범벅떡으로 고사를 지내며 고기를 몰고오는 '도깨비 물참봉'에서 굽신거리는 풍속 등이 사진과 함께 잘 편집돼 있다. 저자는 40대 민속학자 해양사 관련책으로 이 책과 함께{조기에 관한 명상](1997)[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등이 있다.

출처 : 끝없이 아름다운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글쓴이 : 릴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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