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및 예술/아름다운 시

[스크랩] 님은 어찌 나를 슬프게 하십니까?

박풍규 2006. 9. 24. 18:53
    님은 어찌 나를 슬프게 하십니까? 님은 어찌 제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태어나기 전에 내가 없었던 것처럼 님을 만나기 전에는 나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님을 만났기에 혼자만이라도 님을 사랑했기에 나라는 존재가 태어난 것입니다 말없이 다가와서 말없이 떠나는 시간처럼.. 님은 언제나 말없이 나타나 말없이 사라져 나를 울리십니다 당신과 나 언제인가는 하나가 아닌 둘이 되어 떠나가겠지요 그때가 올까봐 두렵습니다 그때가 올까봐 무섭습니다 이 저녁 제 머리위로 비가 내립니다 아프게 비가 내립니다 떠나신 님의 눈물처럼 아프게 내립니다 님은 어찌 나를 슬프게 하십니까? 님은 어찌 내 얼굴로 나타나 나를 힘들게 하십니까? 님이 나 아닌 님으로 내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님이 나를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저는 당신 앞에 무릎꿇고 흐득 흐득 울며 기뻐할 것입니다. 하지만 님은 내가 아니기에 님은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나 알기에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말 못하는 인형이 되어 버렸습니다 님은 어찌 나를 슬프게 하십니까? 님은 어찌 내얼굴로 나타나 나를 힘들게 하십니까?
    
    길을 걷다가 한번쯤은 뒤를 돌아봐주세요 .
    그곳에선 내가 당신을 향해 웃고있을테니까요 .
    
     
    
출처 :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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