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 전의 남대문로
■ [사진1] 상기 사진첩에 서울의 중심가라는 제목으로 실린 남대문로의 모습. 거리 좌우에
초가로 조성된 가가(假家)가 늘어서 있어 상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산을 뒤로하고 백악(白岳)을 중심으로 자리한 경복궁이 광화문ㆍ근정전ㆍ경회루와 함께
왼쪽 상단에 선명하게 보이고, 비스듬하게 형성된 길은 오른쪽 상단에서 종로(鍾路)와 만나 더
이상 북쪽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 종로와 만나는 길이 종루(보신각)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남대문로다. 길의 좌우에는 한옥 상가가 형성돼 있고, 그 앞쪽에 초가로
조성된 假家가 추가로 조성돼 있음을 볼 수 있다.
■ 가가 假家 : 헐고 옮기기 쉽게 임시로 지은 집
■ [사진2]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금융ㆍ유통 중심지로 우뚝 선 남대문로의
오늘. 우리은행 옥상에서 찍었다. 경복궁 뒤 북악산과 북한산의 스카이라인을 비교해 보면 옛
사진은 좀 더 낮은 위치에서 찍은 것임을 알 수 있다.
■ [사진3]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주변의 1930년 무렵. 당시로는 드문 항공사진이
다. 일본의 식민통치 성과를 과시하던 상징적 공간인 삼각형의 센긴마에(鮮銀前)광장이 뚜렷
이 보인다.
■ [사진4] 보신각 쪽에서 남산 쪽을 조망한 1905년 광교 주변. 사진 중앙에 광교가 보인다. 사
진은 지금의 중앙우체국 위치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길에는 수많은 사람이 물건을 흥정
하고 있는데, 그들 대부분은 흰 두루마기에 갓을 썼으며 간혹 검은 옷의 당시 군인과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 [사진5] 보신각 쪽에서 남산 쪽을 조망한 최근의 모습. 남산은 건물에 가려 아예 보이지 않
는다. 중앙에 보이는 신한은행 건물 바로 앞에는 옛 교각을 그대로 사용해 복원한 광교가 청계
천에 걸려 있다.
■ [사진6] 을지로 입구에서 광교 쪽을 조망한 경관. 그 풍을 알 수 없는 콜로니얼 양식의 건물
군이 제법 고색창연하다. 도로 오른쪽의 붉은색 벽돌 건물이 눈에 익다. 멀리 광통교 너머 종로
와 만나는 부근에는 제법 큰 규모의 상가와 함께 2층 건물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근대 문화의
이입과 함께 조금씩 변해가는 풍경을 엿볼 수 있다.
■ [사진7] 사진6의 현재 모습. 뜻밖에 당시 건물 가운데 한 채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아 있다. 건축 당시부터 은행으로 쓰였고 지금도 여전히 은행건물로 쓰이는 광통관이다.
■ [사진8] 현재 롯데백화점 자리인 조선식산은행 본점 앞 풍경. 조선식산은행은 1918년 기존
농공은행을 흡수해 출발했는데, 1923년 기존 건물을 좌우로 증축했다는 기록으로 봐서 사진은
1923년 이후에 촬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사진9] 남대문로와 종로가 만나는 1905년 무렵의 보신각 주변. 보신각 옆으로 전차가 지나
가고, 그 옆 좌판을 벌여놓고 갓을 파는 장수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멎진 파라솔까지 만들어 놓
았다.
■ [사진10] 사진9의 현재 모습. 왜소한 단층 종각 대신 비록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우람한 2층
누각이 서 있다. 종각에서 종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최
초의 백화점으로 알려진 화신백화점 건물이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초현
대식 건물이 들어섰다
■ 현재사진 촬영 : 권태균 월간중앙 사진팀장. 기록 : 김상진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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