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및 예술/아름다운 시

[스크랩] 그리움

박풍규 2006. 11. 13. 15:48
      그리움 / 곽경석 언제였던가요 코팅한 은행잎을 누가 볼 새라, 슬며시 손에 쥐어주시던 때가 애들 같지요, 하면서도 끝내 감추지 못한 즐거움으로 발그레 물든 볼이 새삼스레 아름답던 당신 우리 서로 원하지 않았어도 세월은 주름으로 깊어지고 책갈피 속에서만 가물거리는 기억들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요 빛바랜 추억을 꺼내들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삶의 힘겨운 경계를 넘을 때나 죽음 같은 허무가 비수처럼 찔러올 때면 당신을 대하듯 꺼내보곤 합니다 그렇게 그리움들이 쌓여 화석이 되어가도록 당신을 해방시켜 드리지 못하는 것은, 나 또한 당신 안에서 화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길 수 없는 세월 속에서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오래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배경음악;Take My Breath Away / Berlin ♬

출처 : 중년의 멋과 향기 5-60 대
글쓴이 : 오두막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