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라음악 없이도 소리가 납니다.
만다라를 장엄합니다.
만다라.
관세음보살 만다라라 합니다.
티벳 스님들 네 분이 오셨습니다.
푼속스님,
딘츄타쉬스님,
랍덴스님,
남걀스님.
돌을 빻아서 물들인 돌가루를 가지고 와서
만다라를 장엄합니다.
그 나라에서는 다 장엄한 뒤에 흐트러 버리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하도 귀한 것이라
남겨서 유리관 속에 모시기로 했답니다.
장맛비 속에서
그 분 들은 일 하다 쉬다, 일 하다 쉬다
만다라를 장엄했습니다.
용(龍)의 얼굴입니다.
거의 완성된 만다라 입니다.
돌가루로 장엄하는 것이라
위에서 촬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티벳에서 모셔온 관세음보살입니다.
여수 석천사에서 불사한 사회복지관의 이름은
"하얀연꽃"인데
그 곳은 현재 50분의
연고 없는 분을 모시기 위한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침대마다 응급할 때 부를 수 있는 벨이 달려 있었습니다.
노인사회복지관을 만들더니
석천사의 "진옥"스님은
욕심만큼 또 일을 저질렀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이 다녀갔습니다.
뭐 그 분이 다녀갔다는 것이 큰 일은 아니더라도
진옥스님의 불사가 얼마만 한 것인지
짐작할 만 했습니다.
남걀스님입니다.
미남이지요?
미남이지요?
멋진 분입니다.
한국말을 제일 잘 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하나, 둘, 셋!"
혼자서 장단을 맞췄습니다.
제게 법명을 물어서 가르쳐 줬더니
"여공스님!"
하고 부르면서 발음실력을 과시했습니다.
랍덴스님입니다.
만다라를 장엄하는 솜씨가 남달라
아무도 함부로 뭐라하지 못햇습니다.
눈빛이 그렇지요?
일행중의 제일 막내인 딘츄타쉬스님입니다.
여드름이 많아 인기도 많습니다.
갈 때마다 티벳 전통차를 내오며 먹으라고 주는데
입맛에 영 안맞아 안먹겠다고 했더니
먹어두면 좋다고 끝까지 지키고 앉아서 다 먹을 때까지
정을 준 스님입니다.
일행중의 제일 어른스님인 푼속스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머리가 많이 벗겨져서
내가 엄지를 들어보이며 "대빵!" 했더니
크게 웃으며 "대빵!" 하고 따라했습니다.
모든 일의 순서를 일러주고 색깔을 지정해주면서
맏형노릇을 한 어른스님입니다.
만다라를 장엄하는데 쓰이는 재료와, 소재, 도구들입니다.
주머니를 열어볼 수 없어 사진만 찍었습니다.
"짜루"라는 이름의 만다라 장업도구입니다.
가는 철사같은 것으로 굵고 원뿔형인 깔데기모양의 구리통 몸뚱이를 긁으면서
그 안에 담은 돌가루를 뿌리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나사모양의 주름잡힌 것과 문지르는 철사가 내는 소리는
티벳음악을 들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긁게같은 모양은 돌가루를 담아 월뿔 속에 넣는 용도였습니다.
음악으로 치면 피아노같거나
기타같거나 하는 악기엿습니다.
'짜루"
돌을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 가루에 물감을 염색한 돌가루 입니다.
흡사 우리나라의 단청안료 같습니다.
물을 부으면 금방 시뻘건 물이 배어나올 것 같은.
나는 대번에"석채"로군요. 했는데
아무도 알아먹는 사람이 없어서 그만 두었습니다.
"석채"란 돌가루 안료인데
같은 의미입니다.
딘츄타쉬스님이 삼매에 빠졌습니다.
여드름과는 아무 상관없이.
만다라는 소유의 개념이 아닙니다.
없었던 것을 생성했으니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이고
아무리 아름다운 만다라라도
본래 그 자리로 되돌려놓는 회향.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허무함으로부터
애초에 아무 것도 없었고
눈에 보이는 있는 것 또한
눈에 보이는 있는 것 또한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저 황홀지경의 만다라를 제작하는데 바치고도
다 마치고 난 다음에는 언제 우리가 만다라를 장엄했더냐,
하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습니다.
남긴다는 그 마음조차 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만다라 수행법의 하나입니다.
돌가루 담긴 저 짜루를 긁는 소리는
만트라음악입니다.
짜루긁는 소리를 들으면서 만트라를 생각한 것은
나도 전생의 전생 언젠가 저런 짜루를 긁었을까, 하는
아득한 무위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다라를 장엄하는데 저 분 스님네들은
바쁘다거나 덥다거나 하는 일체의 망상도 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고지순의 경지에서 행위되어야할 만다라에
헛된 망상 하나라도 일어나면
만다라는 곧 만다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짜루 끝에서 뿌려지는 저 꽃그림을 보십시오.
마음에 촉수가 있다면 저러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나는 짜루가 되고싶었습니다.
내 몸의 혈관을 타고 뿌려지는 수많은 돌가루로 인해
하나의 연화세계를 이룬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짜릿한 상상입니까.
유년의 무지개떡을 본듯 하였습니다.
색색이 고문 물감으로 물들여져
솥단지의 단내나는 훈김에 익은 무지개떡도
바로 저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
배고픔과는 또 다른 장엄이었습니다.
영혼의 무지개떡이 눈 앞에 펼쳐지니
아득하여 그만 이승을 하직해도 좋을 듯 하였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항하의 저 많은 모래 수는 그 모래가 많다고 하겠느냐, 적다고 하겠는냐."
"많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세상 살면서 헤아릴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망상이며 번뇌며 하는 것이니
마땅히 그 것 소멸되게 하는데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나무 만다라불.
'취미 > Interes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침고요 수목원에 피어 있는 꽃 (0) | 2006.08.22 |
---|---|
[스크랩] 한국vs일본 미인도 단아함와 화려함 대결 (0) | 2006.08.22 |
[스크랩] 우와한 여인 (0) | 2006.08.16 |
[스크랩] 아름다운 여인들 (0) | 2006.08.16 |
[스크랩] 세계엽기적인 주택 모음 (0) | 200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