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
자주 옷을 빨면 쉽게 해진다는 말에 빨려고
내놓은 옷을 다시 입는
남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인데도
곤히 자고있는 남편을 보면서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몇번씩 시계를 보는
아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꽃 한 송이 꺾어다 화병에 꽂고 싶지만
이제 막 물이 오르는 나무가 슬퍼할까
꽃만 쓰다듬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옷가게에 가서
어울리지 않는 옷 한번 입어 보고는
그냥 나오지 못해 서성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봄비에 젖어 무거워진 꽃잎이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질까 봐
물기를 조심스럽게 후후 불어내는
소녀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버린
그 한마디 말 때문에 헤어지고 싶지만
떠나지 못한 채 약속 장소로 향하는
여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아이의 거짓말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매 맞는 아이보다
가슴이 더 아파 회초리를 내던지고 아이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업을 수 있지만
업어 주면 몸이 더 약해져 다시는 외출을
못 하실까 봐
등굽은 어머니의 작고 힘겨운 보폭에 맞추어 걷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ㅡ"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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