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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공기좋고 인심좋은 어느 농촌 마을에 한 노부부가 살았읍니다.
이 노부부는 늘 만나는 사람마다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나와
지금은 재벌회사 간부로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 아들내외와
세상에 둘도없는 공주같이 어여쁜 손주딸이
이 노부부에겐 크나큰 자랑거리였읍니다.
또 아들은 효자로 명절때마다 빠지지않고 가족들과 함께
고향 부모님을 찾아뵙고 하여 노부부는 마냥 행복해 하면서
언젠가는 서울의 강남 아파트에서
아들며느리 손주와 함께 호사하게 같이 살게 될 꿈에 빠져
마냥 행복해 했읍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노부부중 모친이 그만 세상을 먼저 뜨고 말았읍니다.
그래서 혼자가 된 부친은 시골에 있는 모든 자산을 정리하여
아들 며느리한데 다바치고 강남 아파트에서
아들내외와 손주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아들은 회사 간부로 아침일찍 출근하여 저녁늦게 퇴근해
아들 모습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이 모처럼 일찍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보니 집안이 텅 비어 있어
의아해 하던중 식탁위에 메모지가 접혀져 있어 읽어보니
아내가 쓴 메모에 모처럼 식구들과 외식하러나가니
만일 일찍 퇴근하게 되면 밥솥에 밥있고 냉장고에 반찬이 있다면서
늦을지도 모른다는 메모였다.
그래서 아들은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서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아내와 딸이 돌아왔다.
그러자 남편이 물었다.
"아니 그런데 왜 둘만 오는 거야?"
"둘만이라니, 여기 밍키도 있잖아"
"아니 아버님은 왜 안보이시는 거야?"
"아니 아버님 집에 안계셔?"
사실 노인은 매일 같이 아침에 집을 나가시면
저녁에 들어 오곤 해서 노인정에서 시간을 보내시나하고
평소에 아버님은 전혀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밤이 깊어가는데도 노인이 들어오지 않자
아들은 예감이 이상하여 아버님 밤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 보니
방 빨래줄에는 아버님의 속옷과 양말이 걸려있고
옷장위에는 어머님의 영정 사진이 놓여져있었으며,
그 앞에 아버님이 정성들여 접어둔 쪽지를 발견하고 펼쳐보니
볼팬으로 꾹꾹 눌러서 한이 맺힌 글씨로
" 잘있거라 3번아... 6번은 간다....
그리고 방구석에는 반찬통 몇개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멸치볶음. 쇠고기장조림. 신김치와 마시다가 둔 소줏병이 있었다.
아들은 아버님이 가출 하신것을 직감하고 그자리에 꿀어앉아 흐느꼈다.
"아버지 이 아들도 있고 며느리도 있고 사랑하는 손주딸도 있는데
아버님은 그동안 이 골방에서 홀로 식사하시고 계셨어요,
세탁기도 있고 며느리도 있는데
손수 빨래까지 하시면서 사셨어요," 하면서 흐느꼈읍니다.
아들은 혹시나 아버님이 아파트 주위에 쪼그리고 앉아 계시지나 않나 하고
아파트 주위를 돌면서 아버님을 찾아 보았으나 아버님은 보이지 않았읍니다.
날이 새자 아들은 근처 파출소에 가출신고를 하고
가실만한 고향이며 몇 곳을 연락 하여 보았지만 찾을 길이 없었읍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퇴근길에 아파트 입구에서 한 노인을 만났는데,
노인이 말했읍니다.
"자네 김노인 아드님이 아니신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 자네 부친이 왜 보이지 않으신가
혹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셨는가?"
'아닙니다.'
아들은 창피함을 무릅쓰고 아버님의 가출사실을 말씀드리고는
노인께 물었읍니다.
아버님이 쓰신 쪽지에
"3번아 잘있거라 6번은 간다..... 라는 뜻이 무슨 뜻이냐고 하니,
노인은 " 아니 그 말뜻도 모른단 말이신가?
이 사람아 김영감님이 늘 이야기하고 했는데,
우리집에서는 며느리가 제일 위에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손녀딸이고,
3번째는 아들이고, 4번째는 강아지 밍키이고,
5번째는 가정부이고,
6번째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김영감 자신이라고 긴 한숨을 짓곤 했었지,
그런것 마저도 눈치를 못채고 살았드란 말이신가 에잇 몹쓸사람 같으니라구"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님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읍니다. 이 불효자식을 용서하세요" 하며 흐느꼈읍니다.
그러자 노인은
"김노인이 창피해서 고향에는 아니 가셨을 것이고
어디 나하고 같이 다니면서 찾아보세나" 하면서
노숙자들이 기거하는 지하철 역으로 찾아 갔읍니다.
* * *
후한말 곽 거(郭巨)라는 몹시 가난한 사람이 살았다.
가족은 연로한 모친과 아내, 그리고 세 살짜리 아들과 네 식구인데,
노모는 항상 어린 손주에게 자신의 끼니를 먹여
어린 손주의 배를 채우곤하자 이것이 곽거는 늘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곽거는 생각하기를
차라리 아이를 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리자.
자식은 다시 낳을수야 있지만 부모는 다시 얻을 수 없으니까....하고
뒤뜰에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는데,
두어 자 가량을 팠을 때 땅속에서 황금솥 가마가 나왔다.
그 황금솥 가마에는 효자 곽거에게 하늘이 내리는 선물이니,
노모님 잘 모시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고 글이 새겨져 있었다.
효도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며 인(仁)을 행하는 근본이며,
성인의 도는 인(仁)에 근본하였고,
인(仁)을 하는데는 반드시 효도(孝道)에서 비롯 되며,
효도는 백가지 행실의 근본이요 만가지 교화(敎化)의 근원이며,
삼천가지 죄목중에 불효(不孝)가 가장 크다고 했읍니다.
성경에도 주님을 믿고 부모님을 업신여기는 자는
하느님의 저주를 받을것이요,
자녀 된자는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으며,
또 부모님의 은혜와 공로를 모르는 자녀는
살모사 독사의 날카로운 이빨 보다도 못하다고 세익스피어가 말했다.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를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 부모를 공경할줄 모르는 사람과는 절대로 우정을 나눌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인간의 첫걸음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촌음과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니,
상대를 업신 여기고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어버이 살아계실 제
섬기길랑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닲다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鄭澈)
출처 : 봉우리여
글쓴이 : 이봉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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