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및 예술/아름다운 시

[스크랩] 당신 앞에 나는 / 이해인

박풍규 2008. 4. 8. 17:36


당신 앞에 나는 / 이해인 
당신 앞에 나는 
꼼짝도 할 수 없는 항아리에요
비켜 설 땅도 없는 이 자리에서
당신만 생각하는 
길고 긴 밤 낮
나는 처음부터 
뚜껑없는 몸이었어요
햇빛을 담고, 
바람을 담고, 
구름을 담고
아직도 남아 있는 비인 자리
당신만이 채우실 자리
당신 앞에 나는 
늘 얼굴 없는 항아리
기다림에 가슴이 크는 항아리에요.

출처 : ♡。좋은하루‥… 。
글쓴이 : 생비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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