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및 예술/이야기
[스크랩] 마음주고 떠나가려는 그대 / 글 도현금
박풍규
2009. 9. 17. 16:15
그저 마음만 주고 날 울리려거든 임이여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산들 바람이 되어 가시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은 족히 닦아 주었으니 외로운 갈증이야 잠시 머물러 한결 시원하게 위로가 되었구려. 그대 떠나가 버리면 다시 외로움이 떠밀려와 목마른 마음의 갈망을 부추기고 허기진 심장을 뜨겁게 태우며 한없는 그리움의 늪에 잠기겠지요. 쓸쓸하고 허전해서 고통의 사슬을 앞에 두고 어찌 감당 할 것인가 두려워 차라리 처음처럼 혼자 있게 내버려 두었더라면 생각되오. 그저 마음만 안아 주고 떠나가는 야속한 임이시면 또 하나의 상처는 없었을 텐데 가시려거든 그리움도 몽땅 쓸어 바람 따라 훨훨 떠나가시오. |